발바닥/정성희(제 4회 중봉조헌문학상 수상작)
발바닥 / 정 성 화 어찌 저리도 못생겼을까. 작다 못해 땅에 붙은 난쟁이 모습이다. 만물을 창조하신 신조차 고개를 가로젓는다. 신은 그에게 남몰래 어두운 곳에서 소금으로 절여진 밥을 평생토록 빚어내게 명하시며 무기징역이라는 천형을 선고하셨다. 창세기 몇째 날, 창공을 비상하는 새들에게는 씨 뿌리고 곡식을 거두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그들을 먹이신다고 말씀하셨다. 식물들에게는 이파리에 엽록소를 심어주어 햇빛과 물만으로도 굶지 않게 만드셨다. 심지어 하느님이 등 돌린 뱀조차 어쩌면 그보다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뱀은 신진대사가 느려 일 년에 단 한 번의 먹이로도 생명을 부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 끼의 양식도 거를 수가 없는 우리 인간은, 아직도 원죄에서 사면 받지 못해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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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6.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