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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 김 치영 ㅡ 내 밥부터 먼저 푸세요

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 김 치영 ㅡ 내 밥부터 먼저 푸세요 구수한 밥 냄새가 하얀 김 속에 피어올라 잠든 나를 깨운다.평생 아침을 마련해 온 아내의 수고가 식탁 위로 고요히 내려앉는 시간이다.꿈결 같은 운명은 예고 없이 당도한다고 했던가.스물세 살, 생의 가장 찬란한 한 대목을 마주했던 봄날의 기억이 갓 지은 밥 냄새처럼 구수하고, 또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골목 어귀의 풍경이 빛바랜 인화지처럼 선명하다.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 교복을 입고 사뿐히 걸어오던 그녀. 순간 동네의 번잡한 소음은 정적 속으로 잦아들고, 세상의 모든 빛은 오직 그녀만을 비추는 외줄기 조명이 되었다. 그 찰나, 내 남은 생은 저 빛의 궤적을 따라 흐르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청춘이 맛본 천국의 기쁨은..

추천 수필 2026.09.19

제19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작 / 엄마의 목소리 ㅡ 장석창

제19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작 / 엄마의 목소리ㅡ장석창 “인공호흡기는 언제까지 달아야 하나? 심폐소생술은?” 중환자실에서 장인어른의 면회를 마친 후였다. 처가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모님이 내게 물어보셨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림을 느꼈다. 그들은 사위가 아닌 의사로서 내 의견을 구하는 듯했다. 아니 보호자와 담당 의사의 생각을 절묘하게 절충한 답변을 기다렸다고 봐야 할 게다. 중환자실로 옮긴 뒤 50여 일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연명하고 계신 장인어른은 거의 뇌사상태다. 뇌출혈로 쓰러지신 후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신 장인어른의 7년여에 걸친 투병 생활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가족들은 지쳤고 점점 무덤덤해져 갔다. 이제 결정할 때가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추천 수필 2026.09.16

외모도 옷차림도 아니다.. 나이들어서 단정해 보이는 사람의 특징 1위

외모도 옷차림도 아니다.. 나이들어서 단정해 보이는 사람의 특징 1위 1위 - 주변 환경과 소지품을 정돈하는 습관 자신이 머물다 간 자리와 손에 든 소지품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단정함의 핵심이다.지갑이나 가방 속을 정돈하고 테이블 위를 깨끗이 닦는 행동은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타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주변 환경까지 꼼꼼히 챙기는 태도가 결국 최고의 단정함으로 나타난다.나이들어서 단정해 보이는 사람은 외모나 비싼 옷차림 대신 자신의 주변과 행동을 정갈하게 관리한다.테이블 위와 소지품을 깔끔히 정돈하는 습관이야말로 타인에게 깊은 울림과 품격을 전달한다.일상의 작은 정돈과 절제된 언행을 갖출 때 비로소 노년의 우아함과 진짜 단정함이 완성된다. 2위 - 낮고 정갈한 목소리 톤 목소리의 ..

죽기까지 유머 / 황 영 미

죽기까지 유머 / 황 영 미 아버지는 지금 필자의 나이 칠순에 하늘의 별이 되셨다. 아버지를 떠올리면, 내 기억 속에는 언제나 두 개의 얼굴이 겹쳐진다. 하나는 역사의 거친 파도를 온몸으로 건너온 한 시대의 가장이고, 다른 하나는 저녁 식탁을 순식간에 ‘코미디 극장’으로 바꾸던 유쾌한 연출자다. 전쟁과 가난이라는 단어가 아버지 세대를 설명하는 데 빠질 수는 없지만, 우리 아버지를 설명하는 데는 거기에 반드시 ‘유머’라는 단어 하나가 더 붙어야 한다. 아버지는 울산의 산골에서 태어났다. 산은 높고 논은 좁았지만, 장난은 넓고 웃음은 깊었다. 친척분 말씀에 따르면, 어린 시절 아버지와 삼촌은 산골짜기 전체를 놀이터로 삼아 뛰어다니며, 동네 어른들까지 웃게 만드는 장난꾸러기였다고 한다. 그 시절의 웃음은 배..

추천 수필 2026.09.14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것이 많다. / 지안 스님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것이 많다. / 지안 스님 불교신행에 있어서 참회가 매우 중요하다. 그릇된 업을 고쳐가는 지름길이 참회에 있다. 참회라고 말하면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용서를 비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도덕적 부담감이 큰 죄의식의 참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르고 지나갈 번한 작은 에러성의 자신에 대한 참회도 있고 남에게 실수한 사소한 잘못을 자책하는 가벼운 참회도 있다. 참회란 범어의 크사마(ksama)의 역어인데 쉽게 말하면 미안해하는 마음이다 사람이 쓰는 인사말 가운데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어느 나라 말에도 예외 없이 다 있다. 인사말이 있다는 것은 언어적 습관을 통해 우리는 때로 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말의 경우 윗사람에게는 "죄송합니..

법문 2026.09.11

여여(如如)하게 사는 법 / 법륜 스님

여여(如如)하게 사는 법 / 법륜 스님 어떤 비난이나 칭찬에도 걸림 없이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면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어나고 싶은데, 일어나고 싶은데…’ 이 말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기 싫다는 말입니다. ‘주고 싶은데, 주고 싶은데…’ 이 말을 반복하는 것은 아직 주지도 않았고 주기 싫다는 말입니다. 이미 일어났으면 일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미 주었다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칭찬이나 비난에도 걸림 없이 살고 싶은데…’ 하는 것은 그렇게 살기 싫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으면 살면 되는데 왜 안 될까요. 사실은 그렇게 살기 싫어서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착각입니다. ‘남편하고 사랑..

법문 2026.09.11

제15회 목포 문학상 수필당선작 / 울몰, 내마음의 노래 ㅡ장계연

제15회 목포 문학상 수필당선작 / 울몰, 내마음의 노래 /ㅡ 장계연 울몰. 오디오의 버튼을 돌려 스피커의 볼륨을 조절할 때면 떠오르는 이름이다. 교사 발령장을 들고 섬에 들어갔을 때 울몰은 내게 아주 생소하게 다가왔다. 지금도 신지도와 명사십리 속에서 내게만 남아있는 이름, 울몰. 바람이 불면 모래가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울몰을 떠올리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이 있다. 내가 섬 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아 들어간 때는 2월 초였다. 바람은 쌩하고 찼다. 나는 그 바람 속에서 몸을 움츠렸고, 어정쩡한 모습의 교사가 되었다. 3월, 새 학기가 되면서 교실의 스피커에서는 때를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전 직원회의가 있으니, 즉시 교무실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방송이 나왔다. 회의는 일직선으로..

추천 수필 2026.09.11

둑방 옷 수선집 / 조 미 정

둑방 옷 수선집 / 조 미 정 골목은 피고 진다. 사람들 발자국 따라 번화해진 상점가를 기웃거리다가 오래된 가게 앞에서 멈춰 선다. 강둑이 마을 따라 십 리 넘게 펼쳐져 있어 이름 붙여진 ‘둑방 옷 수선집’.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다란 틈바구니에 저 혼자 키 낮은 슬레이트 지붕을 얹고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헙수룩하다. 하얗게 부식된 알루미늄 새시 문에 광고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었다. 한쪽 벽에는 무지개색 실패들이 큐빅처럼 박여 있고, 작업대 위에서 재봉틀이 드르륵드르륵 땀을 박는다. 맞은편 선반은 난파선이다. 여름 원피스부터 솜 잠바, 스팽글 반짝이는 무대복과 목 늘어난 스웨터, 물 빠진 작업복과 찢어진 청바지 등 각양각색의 헌 옷가지들이 좌초되어 목 빠지도록 생의 수선을 기다린다. 멀쩡한 옷이 드..

추천 수필 2026.09.05

가슴에 박은 못 / 외3편 ㅡ조 헌(전직 고교 교사)

가슴에 박은 못 / 조 헌(전직 고교 교사) 서른아홉에 세상을 떠난 형의 죽음은 급작스러웠다. 모든 장례 절차에 앞장서야 할 나마저 너무 뜻밖이라 허둥지둥 정신이 어리쳤다.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장차 형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할 짬도 여유도 없었다. 맥을 놔버린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형수와 어린 조카도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문상받으면서도 불러대는 곳이 줄을 잇다 보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었다. 차마 장례식장에는 와 보지도 못하시고 집에서 까맣게 속만 태우실 그분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생때같은 큰아들을 앞세운 심정이 과연 어떠했을까? 입을 꼭 다물고 우두커니 방..

추천 수필 2026.08.30

“단백질 더 챙겨 먹으라는 신호” 의외의 증상, 뭘까?

“단백질 더 챙겨 먹으라는 신호” 의외의 증상, 뭘까? 단백질은 피부, 모발, 근육 등 신체 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얼굴과 피부에 변화가 나타난다. ◇탈모머리카락은 단백질의 일종인 케라틴으로 이뤄져 있다.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해 케라틴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얇아지거나 빠진다. 모낭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 피부과 전문의 게리 골든버그 박사에 따르면, 모낭은 성장기와 이행기, 휴지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이 원활히 이뤄져야 하는데, 단백질이 부족하면 모낭이 제 역할을 못 해 머리카락이 쉽게 빠진다. 머리카락 이외에도 손톱이 쉽게 벗겨지거나 깨지는 것도 단백질 부족 신호다.◇움푹 들어간 뺨체내 단백질이 부족할 때 우리 몸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근육 조직을 분해한다. 이로 인해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