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 김 치영 ㅡ 내 밥부터 먼저 푸세요 구수한 밥 냄새가 하얀 김 속에 피어올라 잠든 나를 깨운다.평생 아침을 마련해 온 아내의 수고가 식탁 위로 고요히 내려앉는 시간이다.꿈결 같은 운명은 예고 없이 당도한다고 했던가.스물세 살, 생의 가장 찬란한 한 대목을 마주했던 봄날의 기억이 갓 지은 밥 냄새처럼 구수하고, 또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골목 어귀의 풍경이 빛바랜 인화지처럼 선명하다.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 교복을 입고 사뿐히 걸어오던 그녀. 순간 동네의 번잡한 소음은 정적 속으로 잦아들고, 세상의 모든 빛은 오직 그녀만을 비추는 외줄기 조명이 되었다. 그 찰나, 내 남은 생은 저 빛의 궤적을 따라 흐르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청춘이 맛본 천국의 기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