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길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런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그와 마찬가지 이치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에게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를 위해
아량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 그래서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그 향기가 온전히 내몸과 마음을
적셔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나 또한 그
향기를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스치듯 찾아와서 떠나지 않고
늘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고
소란피우며 요란하게 왔다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훌쩍 떠나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소리없이, 조용히, 믿음직스럽게
그러나 가끔 입에 쓴 약처럼 듣기는 거북해도
도움이 되는 충고를 해 주는 친구들이 있고
귓가에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놓다가 중요한
순간에는 고개를 돌려버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어떤 사람들이 머물러 있습니까?
있을 뗀 잘 몰라도 없으면 표가나는 사람들
순간 아찔하게 매혹시키거나 하지는 않지만
늘 언제봐도 좋은 얼굴, 넉넉한 웃음을 가진 친구들,
그렇게 편안하고 믿을 만한 친구들은 몇 이나 곁에 두고 계십니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깝고 편안한
존재인지 그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싶습니다.
두드러지는 존재,
으뜸인 존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 보아도 물리지 않는 느낌,
늘 친구라고 스스럼없는 상대, 그런 친구들을
곁에 둘 수 있었으면 나 또한 남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좋은글 중에서
아홉 마리의 암소 (0) | 2011.02.20 |
---|---|
꼭 알고 계세요......... (0) | 2011.02.16 |
얼굴 반찬 (0) | 2011.02.06 |
사랑이란 (0) | 2011.02.06 |
마음 ㅡ 서정주 (0) | 2011.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