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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은 우울증 치료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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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대명화 2011. 1. 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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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옥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 주장

 

서포 김만중(1637~1692)이 모친 윤씨 부인을 위해 지은 '구운몽'이 감상치료나 창작치료에 치우친 기존 문학치료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해 성찰치료의 우울증 치료 텍스트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강옥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최근 펴낸 '구운몽의 불교적 해석과 문학치료교육'(소명출판)이란 저술을 통해 "'구운몽' 택스트는 우울증 치료에 활용할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생각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과 형성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구운몽'은 충격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 순간의 생각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고 새로운 생을 만들기까지 하며, 성진이 양소유가 되는 과정을 통해 죽음과 환생의 절차를 보여준다는 것. 여기에 현실과 가상, 진실과 속임수가 뒤섞인 모습도 보여줄 뿐 아니라 결말 부분에선 세속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성찰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구운몽'에 대한 이런 해석을 바탕으로 '구운몽'을 우울증 치료에 활용할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환자는 우울한 성진 및 양소유와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으며, 환자는 자기감정을 이입하는 방식으로 작중 인물들이 사고와 행동을 구체화 한다. 그러나 환자가 감정이입 단계에 머물면 자신의 변화를 초래하기 어렵다. 작중 인물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선 동일시한 작중 인물로부터 다시 멀어져야 한다. 환자는 '성진 • 양소유ㅡ‣육관대사ㅡ‣서술자'의 차례로 시선을 옮겨 감으로써 동일시ㅡ‣대상화ㅡ‣근본 성찰을 이뤄갈 수 있다. 또한 '구운몽'은 자살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죽음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지금의 삶에 충실하도록 이끌 수 있음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교수는 '구운몽'이 세속의 삶이 가치 있는 생각을 생성할 계기와 논리를 제공한다고 간주하고,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인 즉비(卽非)논리를 이와 연결짓고 있다. 즉 사람이 상대적 분별심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세속의 삶은 고통스러운 집착의 대상이 아니라 한없는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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