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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론 중에서 / 김홍은

장대명화 2012. 10. 17. 07:22

톨스토이의 인생론 중에서 / 김 홍 은


"톨스토이의 「인생론」가운데서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혼자서 깊은 산 속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사나운 맹수를 피하기 위해서 줄달음쳤습니다.
그런데 막다른 길에 이르렀습니다 천길 낭떠러지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별수 없었습니다.
뒤에서는 맹수가 쫓아오고 있습니다.
눈을 딱 감고 절벽으로 뛰어 내렸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벼랑 사이에 나 있는 나뭇가지에 몸이 걸렸습니다.
잠시 뒤에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수많은 악어 떼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서 위를 쳐다보았습니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맹수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으르렁거리고 있습니다.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그런 형편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하얀 쥐 한 마리와 검은 쥐 한 마리가 나타나서 교대로 이 사람이 매달려 있는 나무의 뿌리를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나무뿌리가 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방이 온통 위험 투성입니다. 그러나 그러는 중에 이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눈앞에 새빨간 나무 열매가 몇 개 보였습니다.
한 손을 내밀어 그 열매를 따서 입에 넣고는 그 위험 속에서 맛을 음미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인생의 모습입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태한 인생입니다.
그러면서 그 위험 속에서도 순간적이고 찰나적인 쾌락을 탐닉하고 있는 것이 가련한
우리 인생들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