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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감동의 삶을 위하여 ㅡ 서정호

장대명화 2012. 3. 12. 17:14

 

                 우리 감동의 삶을 위하여 ㅡ 서정호

 

 

 오늘날은 감동(感動)의 시대다. 평범한 것으로는 주목받지 못한다. 현대는 자기표현에 대한 욕구가 치열한 경쟁사회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한 PR 시대를 지나 저마다 개성의 특출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공락(攻落)의 시대가 된 것이다. 여기서 안주(安住)나 답보 상태에 머물다가는 이내 그 평이성에 스스로 싫증을 내게 되고 자괴지심(自愧之心)에 빠져 주눅 드는 인생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개성 있는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예술의 길을 택한 사람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답습의 상태를 쫓기 마련이지만 이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구현하기 위하여 부단한 창조의 모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시인(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자기창조의 모습을 실현해야 함에는 여지가 없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 대다수의 말을 들어보면, 욕구는 끓어오르는데 그것을 필설로 진전시키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렇게 어렵게 써낸 글이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지리멸렬한 졸작에 머무르고 마는 것이 되었다면 심혈을 기울인 작가의 심정은 얼마나 허탈하겠는가?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자기열심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감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감동의 역사가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을 지배해온 것이다. 그것은 곧 자신의 감동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어 동감(同感)의 역사를 이루어낸 것을 말한다. 그러기에 동감을 끌어내지 못하는 자기감동의 열심은 한번쯤 재고(再考)되어야만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때마다 뛰어난 착상을 하거나 작품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설령 뛰어난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도 졸작은 있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저마다의 한계는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류역사이래 감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의 인생을 위하여 부단히 축배의 잔을 들 것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감동의 메이커(maker)가 되라. 우리는 물건을 살 때, 어느새 메이커를 보고 구입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그대의 이름에 신선감을 불러일으키라. 그대가 쓴 글이라면 최소한 한번 읽어볼 만한 것이라고 여겨지게 하라. 운영의 묘(妙)도 살려야 한다. 자기열심이나 감동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지루하게 하거나 혹은 피곤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독자성을 지니되 나태나 폐쇄적인 운영방침은 더더욱 금물이다. 지금은 감동의 시대인 것이다. 동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발상은 결국 침몰하고 만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결코 말초적인 감동의 수위(水位)에 길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감동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목마른 자가 바닷물을 퍼 마시는 것과 같다.

 

 우리 스스로 감동어린 자가 되기 위하여 비워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의식이 무엇인가 찾아야 한다. 자신으로 하여금 감동의 삶을 살게 하라. 소박(素朴)한 삶의 자세를 가지라. 인생의 허황된 꿈을 꾸지 말고 다큐가 주는 감동을 지향하라. 유머를 잃지 않되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살라. 소소한 것에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고 그런 것에 귀 기울이라. 단순만큼 사람에게 친근감을 주는 것은 없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이라면, 두 번 세 번, 읽는 이의 감동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도록 하라. 부차적인 글쓰기의 방식을 그만 두라. 한번 던져보는 식의 일회성(性) 발상과 글을 지양하라.

 

 나는 자신이 늘 2% 부족한 글을 써놓고 번민한다. 그런데 자신이 느끼는 그 모자람은 스스로 채울 수가 없다. 말하자면 그것이 자신의 한계인 것이다. 자신의 부족을 알면서도 채워내지 못하는 아이러니라니``.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감동을 위해 고심한다. 이 부족함을 내 안에서 끌어내고자 마른 길을 걷는 심정으로 고뇌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