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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ㅡ 한애민

장대명화 2011. 1. 14. 23:17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 한 애 민(연변 작가)

                                                          

  낚시터 여기저기에 어수선하게 서있던 정자들이 봄을 맞아 노랗고 정갈한 이영으로 탈바꿈이 되여있었다. 얼기설기 구도적으로 엮은 새끼줄은 웬만한 비바람에는 끄덕도 하지  않을것 같이 탐탁해보인다. 순간 인간의 의식 저편에 흐르는 어두운 면과 그곳에서 불어치는 바람으로 앓고있는 현실을 그물이나 바자로 막아보면 어떨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사실 이영이 허술하면 하늘에서 불어치는 크고 작은 비바람에 지붕이 들쑤셔질수도 벗겨질수도 있으며 비가 내리면 집안은 온통 비물로 얼룩진 어룽더룽한 자국을 남길수도 있게 된다. 그래도 방심하고 내버려두면 길 가던 나그네의 <<선심>>이 당신의 지붕에 기와를 얹어주는 고마움을 감지하게 될것이며 나중에 바꾸어 주인노릇을 함이 어떠냐고 청들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가마목주인도 마찬가지로 손바닥만한 가마목에 매달려 우물안의 개구리가 되지 말아야 한다. 우물밖에는 난방설비가 보장된 고층건물이 시시로 현혹하고있다. 서로가 무심해지고 방심하고있는 사이에 바람은 채색띠를 두르고 당신들을 유혹할 것이다. 
   바람에는 자유가 있다. 어떠한 기준이나 질서나 법으로 어쩔수 없는 궁극적인 무제한의 자유가 있다. 그것이 바로 바람이 갖고 있는 매력일지 모른다. 그 속성이 인습적인 사랑, 의무감에서 나오는 따분한 사랑에서부터 오는 탈출을 생각하게 하고 좀더 자유롭고 열정적이고 좀더 드릴에 넘치는 바람과 같은 <<사랑>>을 꿈꾸게 하고 <<길은 발밑에 있는데 몸은 허공에서 휘청거리게 한다.>> 인간은 무의식적본능의 령역에서 의식적표현의 영역으로 넘어설 때 쉽게 사랑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그런데 똑같은 사고라도 성별의 류별에 따라 부동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것에 나는 력점을 두고싶다. 
  누군가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 했다. 그것은 육체적구별뿐만아니라 모든 기존적인 관념으로부터도 다르다는 얘길게다. 예로부터 하늘같은 남자들은 지고한 존재로 높음을 뜻했고 땅은 하늘을 받들고 사는 낮은 존재로 비천을 뜻했다. 
  하나의 가정은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토대로 만나서 이룬 하나의 세계이다. 사랑이 머무는 세계는 가슴 깊은 곳에서 은은히 풍겨오는 훈훈한 애정이 있어 좋고 그속에 펼쳐진 자연은 매사를 긍정할줄 아는 순연함이 있어 아름답다. 오존층이 파괴되지 않은 세계를 수호할줄 아는 현명함을 지닌 여자는 남자의 하늘을 안다. 
  남자의 하늘에는 가끔씩 구름이 끼고 천둥이 울고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바람>>이 있다. 만일을 대비하여 여자는 땅우에 바람의 세기를 적절하게 조절할수 있는 방풍림을 심어야 하고 풍화작용으로 사막을 초래할수도 있기에 제때에 화초도 가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가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의 섬에서 잠잘수 있다. 사면초가라도 돈후한 애정이 깔려있는 가정이였다면 땅은 관용을 배워야 한다. 남자의 바람을 말할라치면 구름이 끼고 번개가 치고 우뢰가 울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것이 남자의 바람이다.  그렇다고 남자의 바람이 아무렇게나 불어쳐도 괜찮다는것이 아니다. 하늘이 맑아야 땅우에 있는 모든 생명이 싱싱하게 자랄수 있는것이다. 그만큼 남자의 책임이 무겁다는것이다. 
  하늘은 땅이 낮다고 무심해져서는 안된다. 무심만큼 무서운것이 없다. 땅은 조금만 움직여도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있는 모든 생명이 잇달아 흔들리게 될뿐더러 돌이킬수 없는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만큼 땅의 위력이 크다는것이다. 지금은 하늘에 비해 땅값이 비싼 세월이라 지나치게 자조하는 여자들이 많이 늘고있는 형편이다. 땅우에 이는 사악한 바람을 막자면 남자는 땅을 충분히 포용할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고 때때로 사랑 가득히 이영도 얹어주고 새끼줄로 땅의 영역을 그려주기도 하면서 마음의 뿌리를 깊이 내릴수 있는 령혼의 집을 만들어가는 살림꾼이 되어야 한다. 두 사람이 만든 세계를 짜임새있게 정리하여 지켜나갈 때 바람은 칠색무지개로 비낄것이며 다른 사람들도 그 영역을 존중하게 될것이다. 
  사람은 유혹을 이길 때 인격의 향기가 그윽해지고 자연은 발랄함이 넘칠 때 만물이 번창해진다. 하늘 같은 지고무상한 남자가 있을 때,  땅 같은 풍요로움을 지닌 여자가 있을 때 비로소 가정은  아름답고 완정한 세상을 이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