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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기술(戀愛技術) / 허 정

장대명화 2020. 6. 22. 05:23

                                                                                    연애기술(戀愛技術) / 허 정

 

  생명체를 가진 모든 생물은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해서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이성(異性)을 찾아 혼신의 정열을 쏟는다. 그 경쟁은 생명을 불사 할 만큼 치열한 경우가 숱하다, 이것은 아주 작은 미물에서부터 만물의 영장인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름이 없다.

  우리 역사의 성군으로 가장 추앙받는 세종대왕도 여섯의 부인으로 부터 22명의 자손을 퍼뜨려 염라대왕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는 내용의 코믹한 글이 인기를 얻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문을 중심으로 이성의 남녀를 물색하여 중간에 매파를 통해 혼사를 치른 것이 일반적 혼례 양식이었는데, 20세기 중 후반부터 서서히 결혼 당사자들 간의 연애를 통해 혼사가 이뤄지더니 이젠 일반화 되었다.

며칠 전 신문에 ‘연못남 탈출법’이란 기사가 실렸다. 올해 4월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랑’의 주인공인 연 못남(연애 못하는 남자)은 30대 중반의 호텔 사장으로 다른 능력은 출중한데 이성과의 관계 맺기에 한없이 서툰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어 많은 공감을 받고 시청률이 높았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부각된 연 못남은 실제 일본사회의 걱정거리라 한다. 일본 사회보장 인구 연구소의 18~34세 미혼 남녀 조사에서도 연못남이 70%로 연못여(연애 못하는 여자) 59%보다 훨씬 높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억 총 활약상’부처를 신설해 출산 장려책을 강구하지만 저 출산 대책이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란다. 하지만 장래 결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결혼을 희망하고 있다고 하지만 상대를 찾지 못해 애태운다 한다.

  우리나라도 연못남의 고민이 일본 못지않다. 얼마 전 동아일보 문화면에 젊은 세대가 연애를 갈구하나 실행이 어려워 연애 특강을 원하기에 대학, 기업, 심지어 관공서에서까지 연애특강이 이뤄지는 실태를 다뤘다.

  우리나라 연애와 결혼 시장의 계층이 ‘일반 남자 위에 일반 여자, 그 위에 예쁜 여자, 최종 포식자는 능력남’이란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피라미드 아래쪽 청춘 남여를 위한 과외가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 자유연애 사상의 선구는 춘향전으로 회자되지만, 20세기 초 춘원이 무정이나 사랑이란 현대 소설을 펴내 자유연애의 당위성을 확산시킨 이후 오늘날에는 연애결혼이 대세이니 연애 기술은 필수과업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통일교 교인들은 합동결혼식을 거행하여 생면부지의 교인들을 모아 교주의 의지에 따라 5000여 쌍의 합동결혼식을 거행하는데 거기에는 학력, 미모, 재력, 심지어 인종적 구애도 없이 즉석에서 행 해진다고하나 이혼율은 거의 전무라고 하며, 나 또한 맛선 없이 결혼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가정을 꾸리고 오늘을 살고 있다. ‘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나 같은 경우가 태반을 넘었으나 ’60년대 중반 이후에 결혼한 내 친구들은 연애가 보편화 되어갔다.

  한데 통일교인들이나 중매결혼을 한 사람들보다 오랫동안 사귀면서 이상형으로 여기면서 금석맹약을 하고 결혼한 부부가 통일교도나 부모의 의지에 따라 가정을 이룬 경우보다 이혼율이 월등히 높다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진단해야 할 것인가 이해하기 어려운 숙제다.

  일찍이 괴테는 친화력이란 글에서 “결혼은 문화의 시작이며 정상(頂上)이다. 그것은 난폭한 자를 온화하게 하고 순수한 헌신과 봉사를 전제로 한다. 보통의 만남은 만나면 헤어짐이 있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그러나 결혼은 주검이 갈라놓지 않고는 헤어지지 않는다는 만남의 의식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천주교 교리도 그러했다. 그것은 무엇보다 두 사람 사이에서 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제일 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당사자들 간의 불화가 인간감정으로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파경을 맞았을 땐 어쩔 수 없지만 이해와 포용을 한 껐 늘린다면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혼을 피할 수 있는 특수한 방법이 없듯이 연애 또한 어려운 것이다. 유명 연애 코치가 연애를 수영과 비유한 조언이 그럴듯하다. 수영은 물 밖에서 책으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여도 물속에 들어가면 빠진다.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열심히 허우적거리다보면 수영 선수도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깊은 물속에 들어가면 빠져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