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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모습 / 류 홍 석

장대명화 2018. 2. 16. 12:27

                                          행복의 모습 / 류 홍 석

 

  행복은 복된 좋은 운수, 또는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상태라고 사전에 표현되어 있다.

  행복이란 누구나 부르기 쉽고 모든 사람의 공동 목적적 소망에 의해서 자칫하면 한 가지 색으로 채색되어 규격화 되기쉬운 지극히 추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이러한 행복을 추구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그러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행복의 기준은 모든 사람마다 다르며,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다른 모든 것은 만인이 추구하는 바가 될 수 없어도 행복만은 어디서나 누구든지 갈망하는 가장 귀한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행복이란 뜻을 어디에다 기준을 두고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본다.

  옛날 사람들은 행복이란 뜻을 편안하고 노동하지 않는 무사안일적이고 낙천주의적인 상태에서 찾았고,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만사가 편안하다는 식으로 행복감을 노래로 표현하였지만, 적어도 오늘날 행복의 가치기준은 자기의 주어진 현실 속에서 매사에 보람과 긍지를 갖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할 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의 값진 산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행복을 찾고 누리기 위해서는 선을 깨닫기 위해서 악을 알아야 하고, 양지를 찾기 위해서는 그늘진 음지에서 머물러야 하는 것같이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써 행복과 고통의 오솔길을 방황해야 하나보다. 그리하여 건전하고 뜻있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의 일생을 때를 따라 꾸준히 보람 있는 일로 성공과 영광으로 이끌어 가리라.

  그러나 흔히들 행복의 가치 기준을 물질과 욕망으로 표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재산을 많이 갖고 싶어하는 욕망이라든가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고 싶어 온갖 재주와 욕심을 부리는 과욕 등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욕이 행복의 전부가 아닐진대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살벌하고 추악하다. 윤리관이나 가치관이 무너지고, 부동산 투기로 과소비 풍조가 일고, 열심히 일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사회에 팽배하고 있다. 인간은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데, 이러한 물질과 소유를 행복으로 착각한 나머지 지나친 과욕 때문에 사회질서가 혼란하고 자기자신을 망치는 일을 우리는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사랑하는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도 조금도 뉘우침이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해서 행복을 느낀다고 볼 수 없다. 가장 귀중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다.

 인간에게는 텅 빈 마음의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을 메우려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별 수단을 다 동원하여 보지만 결국은 이에 대한 진정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방황하고 좌절하고 만다. 이 공간을 채우지 못한 헤밍웨이는 '나는 필라멘트가 끊긴 전구처럼 공허하다'고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고 말았지 않았던가. 솔로몬도 이 세상의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나 이 세상에서 얻은 기쁨은 헛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고백했다.

  영원한 삶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무리 부귀영화를 얻어도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행복을 물질에서 찾는다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과욕은 결국 자기를 파멸로 이끌고, 오늘날 만인이 추구하는 행복은 물질적 과욕이 아니고 텅 빈 마음의 공간을 메우는 정신적인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바라건데 명목적으로 행복을 누리려고 마음먹지 말고 행복할 수 있도록 온갖 인내와 고통을 참아가면서 행복의 오솔길로 다가가려는 마음과 몸가짐이 절실히 요망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행복이란 곧 부귀영화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행복의 안식처를 향해 오늘과 우리 자신의 행복만이 아니라 먼 훗날에 이르기까지 내일을 힘있게 구축하려는 아름다운 욕망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해가 바뀌면 또 못다한 일을 탓하기 전에 한두 가지라도 고쳐가며 텅 빈 마음을 다스리고 매사에 힘을 기울이는 정신이 곧 행복과 직결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